어젯밤에 끼끼가 미끄럼틀을 타다가 머리부터 떨어지는 사고가 있는 바람에 오늘은 상태가 어떨지 경과를 지켜보려고 가정보육을 하기로 했어.
오후까지는 엄마랑 버블이랑 재미있게 놀고, 밥도 잘 먹고, 끼끼랑 버블이가 자유롭게 논 날이기도 했지. 일부러 이런 날은 엄마도 학습지 같이 공부에 강요하고 싶지도 않았어.
평화롭던 하루가 그렇게 마무리 되는가 싶었는데 일은 오후에 일어났어.
엄마도 하루종일 집안일하고 너희들을 챙기느냐고 너무 피곤해서 잠시 쉬려고 앉아 있는데, 끼끼 네가 엄마 곁에 오더니
등 뒤에서 팔을 목에 감싸더니 원목 장난감 칼로 엄마 목에 칼을 갖다 대는데 엄마는 순간 너무 충격에 휩싸였어.
장난이라고 하기엔 엄마는 너무 무서웠거든.
그래서 너에게 물어봤지. 끼끼야 이런 행동은 혹시 유튜브에 나오니?라고.. 엄마도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너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어떻게 접근할지 머릿속이 백지상태가 되었었어.
너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엄마는 너에게 대답을 강요하긴 싫어서 나지막하게 너에게 얘기했어.
엄마도 처음이라 이게 잘한 행동인진 모르겠지만, 엄마는 끼끼가 이렇게 해서 너무 무서웠어. 장난감 칼도 남에게는 다칠 수도 있으니 다음부터는 조심해 달라고 말이야.
너는 대답을 끄덕였고, 그렇게 이해했는가 싶었지. 그런데 아빠는 그런 네 모습에 무척 화가 났는지, 네가 가지고 놀고 있던 장난감 원목칼을 뺏어서 네 눈앞에서 두 동강으로 박살을 내더구나.
엄마는 또 한번 충격에 휩싸였어. 네가 좋아하는 장난감 칼을 물어보지도 않고 네 눈앞에서 부셨다는 점과 그대로 쓰레기통에 넣어 버렸다는 점. 너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한마디 없이 지나갔다는 점. 너는 그대로 대성통곡을 하였고, 엄마는 너에게 다시 한번 대화를 하고 싶었어.
엄마가 우는 너를 안아줘도 너는 달래질 기미가 안보였어. 너에게 다시한번 엄마는 얘기했어. " 끼끼야, 네가 울면 엄마가 너랑 대화할 수가 없는데 그만 울어줄 수 있겠니"라고, "엄마는 너랑 얘기하고 싶다고"라고, 너는 곧 울음을 그쳤고, 엄마 얘기에 귀 기울여주었어.
네가 어찌했던 간에 네 마음부터 달래주고 싶어서 엄마는 네 장난감을 아빠가 부숴 버려서 속상했었니?라고 물어보았어. 화가 나면 대답조차 안 하던 네가 그래도 엄마가 물어보는 물음에 고개는 끄덕여주더구나. 그마저도 엄마는 참 감사했어.
너의 마음을 조금 어루만져주고 싶었어. 네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너의 가슴을 엄마는 손바닥으로 어루만져주었더니.
참고 있던 눈물을 또 왈칵 흘릴려고 하더구나.
장난으로 했던 행동이였지만, 엄마도 아빠도 너의 행동을 알려주고 바른 길을 안내했어야 했는데, 서툰 엄마 아빠라서 혹시나 네 마음에 못질이 되었을까 봐. 엄마는 오늘도 자는 네 모습을 보며 마음 한편이 아린 거 같았어.
네가 자고 아빠에게 얘기를 했어. 당신도 화가 나서 그랬겠지만. 그 또한 좋은 방법은 아니였던거 같다고, 어른인 당신이 먼저 사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이야. 아빠는 너에게 사과를 한다며 엄마와 약속을 하고 자기로 했단다.
부디 내일 아침이면 좋은 기분으로 네가 일어날 수 있기를, 우리 가족 모두가 상처 받지 않고 서로 마음을 보듬아 주면서 배려하면서 그렇게 4 식구가 행복하게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게 엄마의 바람이야.
아프지 마. 우리 아가들. 엄마도 더 노력할게. 엄마가 최선을 다해볼게.
오늘도 사랑한다. 좋은 꿈 꾸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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