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빠가 수요일마다 가정의 날이라며 일찍 퇴근하는 날인데요. 사실 일찍 퇴근한다 해도 오후 5시가 돼야 퇴근을 해요. 평소 9시에 퇴근하는 시간에 비하면 정말 이른 퇴근이죠. 그래서 일주일 중 수요일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날이기도 해요.
요 몇일 아들이 집에서 뛰어놀다 다치기도 하고 아빠도 일찍 오는 날이라 가정 보육을 하기로 했어요. 아이도 엄마랑 같이 있는 시간이 더 좋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하루 종일 놀아주는 것도 없는데 아이는 그저 저랑 있는 시간이 좋은가 봐요. 주위에서는 이렇게 이유도 없이 빠지면 아이 생활 패턴이 깨진다며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또 어린이집 가는 날에는 곧장 잘 가니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유아 밥상 <푸실리 스파게티 / 베이컨 크림 스파게티 >
아침 겸 점식 식사로는 아들이 하얀 스파게티를 주문했어요. 크림 스파게티를 몰라서 하얀 스파게티라고 얘기하는데 전에 크래미 넣고 만들어준 크림 스파게티가 생각났는지 게살 스파게티를 얘기하더라고요. 크래미는 똑 떨어지고 집에 베이컨이 있어서 이번에는 베이컨을 넣어서 만들어 주었는데
아들 : 엄마 게살 스파게티는 아니지만 작은 고기 스파게티도 너무 맛있다. 그렇지만 다음에는 게살스파게티로 해줘.
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먹어도 크래미 크림 스파게티가 더 맛있었어요. 짭쪼름하게 전체적으로 간이 어우러져서 크래미 살도 부드러워 식감 자체도 너무 좋았었거든요. 아이들이 딱 좋아할 만한 식감이었어요. 저희는 김밥을 할 때도 맛살보다는 크래미로 이용하여 아이들 김밥을 만들어 주곤 하는데 맛살보다 훨씬 맛있는거 같아요.
저녁 유아밥상 <들깨 황태 미역국/목살구이/건새우볶음>
저녁에는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고기를 구워주었어요. 미리 해놓은 깻잎찜과 건새우볶음, 황태 미역국도 같이 곁들어 주었어요. 저희 첫째 아이는 국종류를 정말 좋아하는 편이에요. 항상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국물밥을 달라고 할 정도인데요. 그래서 아들을 위해서 미역국을 준비했어요. 물론 저도 미역국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황태미역국 간편 레시피
- 미역을 물에 10분 불린다.
- 먹을 만큼 잘라낸 뒤, 황태를 참기름에 볶는다.
- 볶다가 잘라낸 미역도 같이 볶는다.
- 물을 붓고 까나리 액젓을 한 국자 넣는다.
- 모자란 간은 소금으로 간을 한다.
- 마늘을 넣고 들깻가루 한 국자를 넣는다.
- 보글보글 끓으면 완성.
건새우볶음 간편 레시피
- 건새우를 기름에 볶는다.
- 어느 정도 볶아지면 올리고당 한 스푼을 넣는다.
- 참깨를 뿌려 마무리하면 완성.
밥을 한창 먹고 있는데 갑자기 신랑이 놀래서 저를 불렀어요. 우리 집에 천재가 태어났다면서 둘째가 젓가락질을 한다고 얘기하더라고요. 보니까 정말 젓가락을 제대로 잡고 건새우를 집으려고 흉내를 내고 있지 뭐예요. 둘째는 뭐든 빠르다고 하는데 14개월인 아이가 벌써 젓가락질을 한다는게 너무 놀랍지 뭐에요. 그동안 오빠가 젓가락질을 하는 걸 유심히 본 모양이에요.
그뿐만 아니라 저희 둘째는 이제 말귀도 다 알아듣는 거 같았어요. 쓰레기통에 쓰레기도 버리고 오라면 버리고 오기도 하고 말만 못 할 뿐이지 간단한 의사소통은 되더라고요. 엄마가 하는 행동도 곧잘 따라 하고 점프도 하려고 하고 달리기도 제법 잘하는 게 이제 인간이 되었구나 싶었어요. 아기에서 아이로 발달되는 모습이 첫째 때도 겪었지만 너무 신기한 거 같아요.
14개월 발달상황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 외계어를 남발한다.
- 몇 가지 단어는 구사한다. (생존 언어: 엄마, 물, 아빠, 오빠, 치즈, 우유, 맘마)
- 말귀를 알아듣는다.
- 엄마의 행동을 흉내내기 시작한다.
- 제자리 뛰기를 할 수 있다.
- 본인이 원하는 행동을 못할 때는 엄마의 손을 잡고 이끈다.
- 자기주장이 생기기 시작한다.
- 엄마에게 장난을 친다.
- 꼬집고 잡아 당기거나 때리기를 잘한다.
- 생활 용품에 관심이 많다.
지금은 이 정도가 될 거 같아요.
참, 혼자 독박으로 아기를 키운다는 건 쉽지 않은데 아이가 자고 나면 왜 이리 못해준 것만 생각나고 제 자신이 한심한지 모르겠더라고요. 오늘도 제가 너무 힘들다는 핑계로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가지고 혼을 내고 그럴 때마다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속상한 마음에 친정 엄마에게 얘기를 했어요. 제가 어릴 때 자유시간이 하나도 없었을 텐데 어떻게 스트레스를 극복했냐고요. 엄마는 항상 저에게 그런 말을 하세요. 지나고 나면 그 시간도 너무 그립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요. 지금은 정말 힘들겠지만 아이들이 잘 자라는 것만으로도 얼마냐 행복일들이냐며 내 딸은 복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제가 그 복을 모르는 거 같아서 너무 안타까우셨데요.
저도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갈 때마다 아이가 너무 훌쩍 자라는 거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 때도 참 많았었거든요. 근데 왜 체력은 받쳐주지 않는지 야속하기만 했어요. 누구 하나 도와주는 이가 없어서 버거워서 그래서 저의 시간, 저희 공간이 필요했던 건데 애가 태어나고 저는 지금까지 100미터 달리기 전력질주만 하고 있으니 지칠 만도 하지요. 아침에 보았던 쉼표, 음표만큼이나 중요하다는 명언이 생각났어요. 저는 그동안 제가 하고 싶은 일들과 육아를 둘 다 놓치기 싫어서 아이가 낮잠을 자는 시간에도 무언갈 하고 있었고 항상 시간 틈이 나면 가만히 있지 않으려고 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생각하기를 내일부터라도 아이가 낮잠 자는 시간만큼은 저도 같이 충전하기로 했어요.
아이가 낮잠 자는 시간에 쉬지 않고 제 개인 시간으로 써버리니 제가 하루 종일 쉴틈이 없었던 거였어요. 오늘도 이렇게 지극히 당연한걸 또 깨닫는 하루가 되었네요. 그럼 저는 이만 내일을 위해 자러 갈게요. 모두 굿 나이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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